본문 바로가기
자동차

전기차 충전소에서 실제 겪은 불편한 점 – 6개월간 직접 체험한 현실 후기

by pil-world-blog 2025. 9. 11.

나는 2025년 7월, 생애 첫 전기차를 구매했다. 내연기관차를 10년 가까이 운전하다가 전기차로 전환한 이유는 연료비 절감과 친환경적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6개월 동안 전기차를 타면서 충전소에서 겪은 여러 불편함은 내 예상보다 훨씬 현실적이고 복잡했다. 이 글은 단순히 충전소 위치나 앱 소개를 넘어, 실제 사용자가 느낀 불편한 점을 중심으로 정리한 솔직한 후기다.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분들에게 생생한 정보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성했다.

충전소에 도착했는데 고장난 기기가 많았다

전기차 충전소에 도착했을 때 충전기를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예상보다 자주 발생했다. 가장 흔한 문제는 충전기 고장이다. 표면상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실제로 커넥터가 인식되지 않거나, 충전이 시작되자마자 오류 메시지가 뜨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무료 충전소나 공공기관 충전소는 관리가 부실해 고장 상태로 방치된 경우가 많았다.

충전 앱에 표시된 상태와 실제 상황이 달랐다

나는 대부분의 충전소 정보를 카카오내비나 환경부의 'EV Where' 앱을 통해 확인했다. 앱에서는 '이용 가능'으로 표시되었지만, 막상 도착하면 다른 차량이 충전 중이거나 고장난 기기였다. 실시간 정보가 반영되지 않는 시스템이 문제였다. 이로 인해 충전소를 여러 군데 돌아다니는 일이 반복됐다.

고장 신고 후 조치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다

한 번은 충전기 오류를 발견하고 앱 내 신고 기능을 통해 문제를 접수했다. 하지만 3일이 지나도 조치가 되지 않았고, 같은 장소를 재방문했을 때 여전히 같은 오류가 발생했다. 응급 상황이라면 매우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유지보수 체계가 여전히 부족하다는 현실을 체감한 순간이었다.

전기차 충전소에서 실제 겪은 불편한 점 – 6개월간 직접 체험한 현실 후기

 

충전 대기 시간이 길고, 예절 없는 사용자도 많았다

충전 대기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특히 아파트나 주택가 주변 충전소는 퇴근 시간대에 항상 만차였다. 급속 충전기의 경우, 1대당 평균 30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데, 앞 차량이 충전을 마친 후에도 자리를 비우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대기 차량이 있어도 차량 주인이 보이지 않아 기다리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장기 주차와 충전 방해 문제

충전구역에 내연기관차가 주차되어 있는 경우도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 이런 차량은 충전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 단속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답답함을 느꼈다. 실제로 주말 저녁 한 대형마트의 충전소에는 내연기관차가 충전 구역을 차지하고 있었고, 관리자조차 상황을 통제하지 못했다.

예약 기능의 미비

충전소 앱의 예약 기능이 있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의 충전소는 '선착순' 방식이다. 차량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예약 없이 먼저 도착한 사람이 우선이다 보니, 효율적인 충전이 어려웠다. 특히 급속 충전기 부족은 자주 겪는 불편함 중 하나였다.

충전 속도에 대한 실망 – 스펙과 현실은 다르다

전기차를 구매하기 전, 차량 스펙에서 '급속 충전 80%까지 40분'이라는 문구를 보고 안심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온, 배터리 상태, 충전기 사양 등에 따라 충전 속도에 큰 차이가 있었다. 여름철에는 과열로 인해 충전 속도가 느려졌고, 겨울에는 배터리 보호를 위해 자동으로 충전 속도가 조절되기도 했다.

완속 충전의 한계

주거지에서 완속 충전을 시도했지만, 100% 충전까지 7~9시간이 소요됐다. 출근 전까지 충전을 완료하려면 충전 타이밍을 잘 계산해야 했고, 가족 구성원과 차량을 공유할 경우엔 충전 순서 때문에 갈등도 있었다. 특히 1가구 1충전기 환경이 아니라면 완속 충전은 매우 불편할 수 있다.

급속 충전기 간 성능 차이

같은 50kW 급속 충전기로 표기된 기기라도, 브랜드나 제조사에 따라 실제 충전 효율이 크게 달랐다. 어떤 기기는 30분이면 70%까지 충전되었지만, 어떤 곳은 30분을 넘겨도 50%도 채우지 못했다. 충전기의 노후화, 유지관리 상태, 배터리 상태 등 복합적인 요인이 영향을 준다고 판단된다.

요금 체계의 불투명성과 혼란

전기차 충전요금은 단순히 '전기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기본료, 충전 서비스 이용료, 카드 수수료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된다. 같은 전기를 쓰더라도 운영사에 따라 요금이 달라진다. 한 번은 환경부 충전소에서 1kWh당 300원에 충전했지만, 민간 충전소에서는 450원 이상이 부과된 적도 있었다.

요금 예측의 어려움

충전 전 앱에서 요금을 미리 확인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사용 후 고지서를 보고 나서야 요금이 얼마나 나왔는지 알게 되는 경우도 있었다. 특히 타 지역에서 충전할 경우, 충전사별 요금 구조를 파악하지 못하면 비용 예측이 매우 어렵다.

멤버십 혜택과 실효성 문제

여러 충전기 운영사들이 멤버십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혜택이 제한적이거나 충전소 선택권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었다. 나는 SK E&S 멤버십을 가입했지만, 실제로 해당 충전소가 거주지 근처에 거의 없어 혜택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멤버십 비용만 낭비한 셈이 되었다.

전기차 충전 환경에 대한 총평과 제안

전기차의 장점은 분명하다. 조용하고 연비가 우수하며,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충전 인프라의 현실은 아직 갈 길이 멀다. 전국적인 충전소 숫자는 늘고 있지만, 유지보수와 정보 업데이트, 사용자 예절, 속도, 요금 체계 등은 여전히 부족하다.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

1. 충전기 고장 정보의 실시간 반영 2. 내연기관차의 충전구역 주차에 대한 강력한 단속 3.충전소별 요금 정보의 명확한 공개와 표준화 4. **충전 예약 시스템 확대 도입 5. 충전기 품질과 유지관리 강화 이러한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전기차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기차 구매를 고민하는 사람에게

전기차는 주행 자체만 보면 만족도가 매우 높지만, 충전 환경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준비가 필요하다. 내가 겪은 불편함을 미리 알고 접근한다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전기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라, 생활방식의 변화까지 요구하는 새로운 경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