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남 진주에 거주하면서 2025년 7월부터 전기차를 직접 운전하고 있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전환하면서 기대했던 연비 효율과 조용한 주행감은 확실히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충전 인프라만큼은 도심과 지방 사이에 여전히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접 체험하면서 실감하게 되었다. 이 글에서는 지방 중소도시(진주, 사천, 통영)를 기준으로 전기차를 운행하며 실제로 겪은 충전소 관련 불편함을 중심으로 비교 후기를 공유해보려 한다.
지방 충전소는 수는 많지만 '쓸 수 있는 곳'은 적었다
처음 전기차를 타고 진주 시내를 돌아다닐 때, 충전소 검색 앱에서 표시되는 충전소 수는 꽤 많았다. 하지만 실제로 쓸 수 있는 충전소는 절반도 되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했다. 충전기 고장, 충전 대기 차량, 혹은 내연기관차의 불법 주차 때문이었다.
통영 – 관광지 특성상 '충전 대기' 심각
통영은 주말이면 외지에서 많은 차량이 몰려온다. 하지만 충전소 수는 한정적이어서 대기가 기본이었다. 한 번은 이순신공원 근처 공용 주차장에 설치된 급속 충전소에 갔는데, 3대가 줄을 서고 있었다. 도착했을 때부터 충전까지 1시간 넘게 기다렸다. 관광지 특성상 회전율이 떨어지고, 충전 후에도 장시간 주차해 자리를 비우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사천 – 군 지역 특성상 관리 미흡
사천은 충전소 수 자체가 적은 데다, 시에서 운영하는 공공 충전소의 관리 상태가 좋지 않았다. 충전기가 작동하지 않거나, 앱상에서는 '사용 가능'으로 뜨지만 실제로는 충전이 불가능한 경우가 반복됐다. 관리 주체가 명확하지 않아서 신고를 해도 조치가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진주 – 충전 인프라는 있지만 위치가 불편
진주는 비교적 충전소 수가 많은 편이지만, 대부분 대형마트 외곽이나 공공기관 주차장 안쪽에 위치해 있어 접근성이 떨어졌다. 특히 아파트 단지 내에는 충전기를 설치한 곳이 매우 드물다. 결국 매번 차량을 몰고 나가 외부에서 충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도심에 비해 '급속 충전기' 접근이 어렵다
서울이나 수도권에 비해 지방은 급속 충전기를 찾기 어렵다. 내가 살고 있는 진주의 경우, 급속 충전기가 있는 곳은 대형마트, 고속도로 휴게소, 몇몇 공공기관 정도였다. 시내 중심부에서는 급속 충전기보다 완속 충전소가 훨씬 많았다.

급속 충전기의 불균형 분포
급속 충전기는 시내 외곽에 편중되어 있다. 특히 새로 개발된 아파트 단지나 주택가 주변엔 거의 없다. 야간 충전이 필요할 때마다 20분 이상 외곽으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이로 인해 에너지와 시간을 오히려 더 낭비하게 되는 역효과가 발생했다.
충전 시간 계산이 어렵다
급속 충전이라 해도, 충전 속도는 항상 일정하지 않았다. 충전기 제조사에 따라 속도가 다르고, 일부 구형 충전기는 50kW 미만으로 충전되어 실제로는 '반쯤 급속' 수준에 불과했다. 실내에서 대기할 공간이 없는 충전소도 많아, 한겨울이나 폭염 속에서 차 안에서 대기해야 하는 불편도 컸다.
충전기 상태 정보가 부정확하다
전기차 충전 앱들은 대부분 충전소 위치와 실시간 상태 정보를 제공한다. 하지만 지방 충전소에서는 이 정보가 정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실제로 '사용 가능'으로 표시되었는데 도착하니 기기가 꺼져 있거나, 충전 케이블이 파손되어 사용이 불가능했던 사례가 여러 번 있었다.
업데이트 지연 문제
충전기 상태 정보가 수 시간 이상 업데이트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관리주체의 대응 속도 문제로 이어지며, 사용자 입장에서는 '맹목적 방문'이 되기 쉽다. 나는 같은 장소를 두 번 방문했는데, 두 번 다 고장 상태였던 경험이 있다.
지자체 운영 충전소의 관리 책임 불분명
환경부나 한전이 아닌, 지자체가 운영하는 충전소는 대부분 고장 시 문의처조차 불명확했다. 어떤 경우에는 QR 코드가 손상되어 신고가 불가능했고, 연락처가 적혀 있지 않아 관리자와 연결이 안 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가 지방 충전소의 신뢰도를 낮추고 있다.
지방 충전소에서 느낀 불편함의 핵심 요약
전기차 자체의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도심보다 정체가 적은 지방에서 전기차의 효율은 높았다. 하지만 충전 인프라 문제는 여전히 크다. 아래는 지방 충전소에서 내가 직접 느낀 불편함을 정리한 것이다.
- 실제 사용 가능한 충전소가 표시 수의 절반 이하
- 충전 대기 또는 고장 기기로 인한 시간 낭비
- 급속 충전기의 부족 및 외곽 집중 현상
- 정보 부정확, 연락 불가, 조치 지연
- 사용자 예절 부족 (충전 후 주차 유지 등)
지방 전기차 사용자로서의 제안
지방에서 전기차를 운행하는 사용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에 맞춰 충전 인프라의 양적 확대뿐 아니라 질적 개선도 절실하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제안이 정책적으로 반영되기를 바란다.
정책 제안 5가지
- 충전기 상태 정보의 실시간 업데이트 시스템 개선
- 충전소 내 연락처 및 관리자 정보 의무 기재
- 급속 충전소의 중심가 배치 우선 확대
- 지자체 운영 충전소의 유지보수 책임 명확화
- 내연기관차 불법 주차 단속 강화 및 신고 시스템 마련
결론 – 지방에서 전기차 타기는 여전히 '적응이 필요한' 선택
전기차는 에너지 효율적이고 조용하며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분명하다. 하지만 지방에서는 아직까지 충전 인프라의 현실적인 한계를 감수해야 한다.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지방에서 직접 체험하면서, 전기차가 단순히 '차량' 그 이상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 글이 지방에서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는 분들에게 실질적인 판단 기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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